Macall Polay/© 2025 20th Century Studios
세상이 꼭 The Devil Wears Prada의 속편을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니다. 이는 비판이 아니라, 이미 완벽한 지점에서 끝난 영화를 다시 꺼내는 일에 관한 사실일 뿐이다. 그럼에도 20년이 흐른 뒤 데이비드 프랭켈과 각본가 알라인 브로시 매케나는 다시 Runway의 문을 열 만한 서사적 전제를 찾아냈다.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져가는 미디어 산업, 그리고 황금기의 황혼에 커리어를 쌓아 올린 이들이 그 안에 조용히 삼켜지기를 거부하는 이야기다.
The Devil Wears Prada 2는 그 설정만으로도 상당한 역할을 해낸다. 수상 경력의 탐사보도 기자가 된 앤디 삭스(앤 해서웨이)는 문자 한 통으로 일자리를 잃는다. 마지막 해고 통보마저 수동공격적으로 보내는 후기 자본주의 시대의 방식이다. 미란다 프리스틀리(메릴 스트립)는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된 미디어 환경에 허둥지둥 적응해야 하고, 강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파리 출장을 마치 병력을 지휘하듯 대하던 미란다의 전 수석 비서 에밀리 찰턴(에밀리 블런트)은 디올의 막강한 임원으로 변신한다. 이제 미란다가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익을 쥔 인물이다. 이 권력의 삼각 구도가 최근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에게 낯익게 느껴진다면, 잘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이 영화의 핵심 통찰이다. 미디어가 황무지로 변해갈 때 가장 끔찍한 것은 무엇일까? 해고도, 갈수록 얇아지는 편집진 명단도 아니다. 이 현 상태를 굳혀온 이들이 완전히 밀려나는 모습을 보는 일이다.
이 영화의 묘미는 각본이 미란다의 감상적인 쇠락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 데 있다. 스트립은 지난 20년이 미란다를 그저 더 정교하게 벼려냈을 뿐인 인물로 연기한다. 자아의 괴물 같은 충동은 내려놓았지만, 그 대신 신념은 더욱 강해졌다. 이토록 미묘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변화이기에 통한다. 패션 역시 마땅히 그 자체로 이야기할 만하다. 전설적인 패트리샤 필드의 뒤를 잇는 의상 디자이너 몰리 로저스는(Sex and the City의 스핀오프 …And Just Like That에도 참여했다) 치밀한 의도가 깃든 사려 깊은 의상 선택을 선보인다. 완벽한 터키석빛 트리밍을 더한, 세월의 흔적이 밴 미란다의 Dries Van Noten 토레아도르 재킷은 옷을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하는 좋은 예다. 강렬할 만큼 독특한데, სწორედ 그 점이 이 의상에 꼭 들어맞는다.
영화 전반의 미학은 브랜딩에는 이제 질린 미디어 업계의 패션 감각을 반영한다. 좀 더 개인적이면서도 쉽게 읽히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전설적인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로 이뤄진 원년 앙상블을 다시 모으는 일은 처음부터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네 배우는 과거의 명성에 향수를 자극하는 장치처럼 기대지 않고, 작품의 틀 안에서 제 몫을 완벽히 해낸다. 영화가 가장 날카롭게 물어뜯는 순간은 미란다와 에밀리의 대화다. 전편의 비서와 상사 사이 갈등에서 파생된 밀고 당기기가 더 큰 스케일로 펼쳐지며, 특히 블런트는 이들의 관계 속에서 기쁨에 들뜨면서도 살의를 품은 듯한 매력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보여준다.
The Devil Wears Prada 2가 존재할 이유를 얻는 것은 전작이 구축한 세계에 관해 흥미롭고도 진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악명 높은 세룰리언 연설은 우리가 알아차리든 못하든 문화가 우리에게로 흘러든다는 이야기였다.
The Devil Wears Prada 2는 현재 Cathay Pacific의 수상 경력에 빛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감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