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유 블라지가 샤넬에 불러온 가장 큰 변화는 수십 년 동안 하나의 고정관념을 대변해온 하우스를 계속 형태를 바꾸며 분화하는 유기체로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범접 불가한’ 분위기를 풍기던 샤넬이 조금 더 우리의 삶과 밀접한 브랜드가 된 거죠. 인간 군상이 집합하며 어쩌면 가장 민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지하철역을 무대 삼아 펼친 2026 공방 컬렉션이 좋은 예입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보그 코리아>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 마티유 블라지 역시 공방 컬렉션을 준비하며 ‘캐릭터의 다양성’을 탐구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얘기했고요.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패션 피라미드 최상층에 앉아 고개를 꼿꼿이 치켜들고 있던 브랜드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브랜드로 거듭난 샤넬이 2026 가을/겨울 프리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마티유 블라지는 이를 “움직이는 여성을 위한 헌사”라고 설명했는데요. 그의 말처럼 전체적인 무드는 경쾌하고 자유분방합니다. 한층 여유로운 핏과 가벼운 소재로 재해석한 샤넬의 상징적인 트위드 수트 룩이 완벽한 예입니다. 가죽이나 모피 소재 코트 역시 움직임을 고려해 가볍게 디자인했고요.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마티유 블라지는 샤넬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이후 하우스 고유의 문법은 파괴하지 않되 더 현대적이고 ‘고양된’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번 컬렉션에서도 곳곳에 흥미로운 디테일을 배치하며 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죠. 코트와 셔츠 깃 뒷부분에는 가죽 패치를 숨겨두었고, 재킷 소매와 치마 밑단은 샤넬 백 스트랩을 연상케 했죠. 귀고리, 단추 등에서 양귀비 모티브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섬세한 실크 소재로 만든 라운지 웨어와 플로럴 패턴이 가미된 파자마 룩은 1916년 최초의 여성용 스포츠 수트를 선보였던 가브리엘 샤넬의 뜻을 잇는 듯했고요.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띈 액세서리는 스카프였습니다. 블라지는 스카프를 가죽, 실크,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하는 동시에 이를 활용하는 색다른 방식을 제시했죠. 스카프를 넥타이처럼 활용하거나, 터틀넥 위에 반다나처럼 묶은 스타일링은 출근 룩을 연출할 때도 참고할 만큼 현실적이었습니다. 드레스 위에 가죽 스카프를 두른 스타일링도 흥미로웠고요.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Chanel 2026 F/W Pre-Collection. Courtesy of Chanel
백 라인업은 더없이 실용적이었습니다. 사슴과 기린 등 다양한 동물을 본떠 만든 백이 연달아 등장한 지난 공방 컬렉션과는 완벽한 대조를 이뤘죠. 미니 사이즈의 플랩 백과 버킷 백,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된 호보 백은 하루 종일 들고 다녀도 무리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듯한 ‘책가방’ 역시 매력적이었고요. 그야말로 ‘움직이는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모든 이를 위한 샤넬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