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늘 두 계절 앞을 내다봅니다. 브랜드들은 매년 봄과 가을, 약 6개월 뒤 판매할 옷을 미리 선보이죠. 쇼와 실제 출시 사이에 존재하는 반년 동안 어떤 옷은 살아남고, 어떤 옷은 설득력을 잃습니다. 제아무리 최고의 디자이너라도 미래를 완벽하게 예견할 수는 없으니까요. 어느덧 입추가 지난 지금, 2026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에서 포착된 수많은 흐름 중 실제 우리가 옷을 입는 방식에 영향을 줄 법한 트렌드 10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올 블랙
Chanel 2026 F/W RTW
Gucci 2026 F/W RTW
‘블랙이 촌스러워 보였던 때가 있었나’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유독 검은색의 쓰임새가 다양해진 느낌입니다.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섹시함과 차분함을 오갈 수 있는 색으로 거듭났죠. 구찌의 룩처럼 살을 슬쩍 노출하거나, 샤넬처럼 니트 소재로 어른스러움을 뽐내보세요.
플로럴 드레스
Givenchy 2026 F/W RTW
Celine 2026 F/W RTW
‘꽃=봄’이라는 공식이 깨졌습니다. 셀린느, 지방시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가을은 물론 겨울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법한 플로럴 드레스를 선보였거든요. 트렌드에 올라타기 위해 굳이 새로운 드레스를 구매하기보다, 갖고 있는 걸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페미닌한 꽃무늬 드레스 위에 터프한 레더 재킷을 걸치는 것처럼 말이에요!
시프트 드레스
Miu Miu 2026 F/W RTW
Miu Miu 2026 F/W RTW
‘곧 유행할 아이템’보다 ‘지금 유행 중인 아이템’이라고 설명하는 게 맞을 듯합니다. 미우미우가 2026 가을/겨울 시즌 중 선보였던, 어깨에서부터 끝단까지 일자로 떨어지는 실루엣의 시프트 드레스가 올여름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거든요. 초겨울 전까지 블레이저, 셔츠 등 다양한 아우터와 레이어드 스타일링을 연출하기에도 좋습니다.
인조 모피
Celine 2026 F/W RTW
Burberry 2026 F/W RTW
‘몹 와이프’ 트렌드를 기억하나요? 약 2년 반 전 ‘세 보이는’ 스타일링이 유행하며 인조 모피 코트가 덩달아 인기를 끌었는데, 흥미롭게도 몹 와이프 트렌드는 금세 사라졌지만 인조 모피 코트는 살아남았습니다. 버버리와 셀린느처럼 블랙이나 화이트를 적재적소에 섞어준다면, 충분히 부담스럽지 않은 인조 모피 코트 룩을 연출할 수 있을 거예요.
무지개색
Balenciaga 2026 F/W RTW
Calvin Klein Collection 2026 F/W RTW
‘컬러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걸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보그> 역시 몇 개월 전부터 빨강, 노랑, 그리고 보라 등 화려한 색을 과해 보이지 않게 입는 방법을 소개해왔고요. 2026 가을/겨울 컬렉션에서도 ‘화려한 컬러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퍼플
Balenciaga 2026 F/W RTW
Area 2026 F/W RTW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색이 등장한 지난 시즌, 가장 눈에 띄었던 컬러는? 퍼플입니다. 특히 아레아와 발렌시아가 선보인 짙은 보라색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소화하기 쉬운 색은 아니기 때문에, 보라색 드레스로 우아한 ‘원 컬러 룩’을 완성하거나 보라색 톱을 클래식한 검정 팬츠와 조합하는 걸 추천합니다.
버터 화이트
Chloé 2026 F/W RTW
Khaite 2026 F/W RTW
평소 세련된 미니멀 스타일링을 선호한다면, 노랑이 아주 살짝 섞인 듯한 버터 화이트가 정답입니다. 케이트는 버터 화이트와 파스텔 톤 오렌지를 매치하며 깔끔한 룩을 연출했고, 러플 장식을 더한 버터 화이트 스커트에 체크무늬 블레이저를 조합한 끌로에의 룩은 코티지코어를 연상시켰죠.
오피스 웨어
Tom Ford 2026 F/W RTW
Tod’s 2026 F/W RTW
믹스 매치가 유행하며 ‘이 바지에는 어떤 느낌의 톱을 매치해야 잘 어울린다’는 식의 스타일링 법칙이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성별의 경계까지 완전히 허물고 싶었던 걸까요? 톰 포드와 토즈는 극도로 남성적인, 각진 실루엣의 수트를 입은 여성 모델들을 런웨이에 올렸습니다. 물론 가을이 시작됨과 동시에 수트를 꺼내 입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드레스 셔츠나 더블브레스트 블레이저처럼 ‘남성미’가 느껴지는 아이템을 은근슬쩍 걸치는 것만으로 족할 거예요.
데일리 웨어도 특별하게
Gucci 2026 F/W RTW
Jil Sander 2026 F/W RTW
이례적인 폭염 탓인지 패션 피플이 멋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슬래커코어와 모닝 맨해튼 시크 같은 키워드가 떠오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기본 아이템으로 평범한 듯 남다른 룩을 완성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면, 구찌와 질 샌더의 룩에서 힌트를 얻어보세요. 익숙한 블레이저와 데님 조합에 컬러 티셔츠를 매치하거나, 별다를 것 없어 보이는 오피스 룩에 색감이 돋보이는 양말을 신는 것처럼 말이죠.
풀 레더
Hermès 2026 F/W RTW
Balenciaga 2026 F/W RTW
거친 라이더와 같은 분위기를 뿜어내던 ‘레더 온 레더’가 달라졌습니다. 핵심은 하반신에 있는데요. 과거에는 가죽 재킷에 가죽 팬츠를 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발렌시아가와 에르메스는 가죽 치마와 점프수트를 제안하며 레더 온 레더 스타일링에 한계란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