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신입생이 신사가 될 때
vogue · 2026년 8월 5일

신입생이 신사가 될 때

실용주의 대가의 손길로 완성한 멋쟁이 초보 신사. 대학 신입생과 졸업반 청년들을 소개한다.

Acielle(Style Du Monde)

“나는 오래된 것, 장인 정신, 그리고 편안함의 개성, 절충적인 신비로움, 낭만적인 세련미를 하나로 엮어내는 실용성을 사랑했습니다.” 벤치에 놓인 카드에 보라색 잉크로 양각된 이 문장은 랄프 로렌(Ralph Lauren)이 아주 오래전 처음 남성복을 디자인하기 시작했을 때 왜 그토록 ‘대학생 스타일과 신사적인 운동선수’에 매료됐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6개월 만에 열린 그의 두 번째 남성복 쇼를 위해 미국의 독보적인 남성복 거장은 밀라노로 돌아와 서로 다르면서도 깊이 연결된 두 개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졸업반에 걸맞은 랄프 로렌 퍼플 라벨(Ralph Lauren Purple Label)과 신입생을 위한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이다.

랄프 로렌 퍼플 라벨이 먼저 무대에 올랐다. 백스테이지에서 랄프 로렌의 남성용 폴로, RLX, 퍼플 라벨, 아동용 폴로의 시니어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레이제이(John Wrazej)는 이렇게 말했다. “랄프 로렌과의 작업은 늘 대화의 연속입니다. 그는 너무 매끄럽거나 지나치게 다듬어진 느낌을 원하지 않아요. 창의적인 동시에 실용성과 소박함을 지닌 무언가를 남성이 언제나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 결과 세련미가 기능적 목적에 의해 한층 부드러워진 컬렉션이 탄생했다. 실크 리넨과 트위드 수트에는 피셔맨 샌들을 매치했고, 워싱 인디고 새틴 재킷을 턱시도 셔츠에 걸쳤다. 레이제이는 비상용 구명조끼를 모티브로 한 상의를 보여주며 “이브닝 웨어가 정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교계의 비상사태에 입기 좋은 옷이다.

일본 전통 의상 하카마(Hakama)에서 영감을 받은 바지는 포멀한 실루엣에 또 다른 문화를 더했다. 특히 검은색 피크트 라펠이 달린 블루 더블 브레스트 이브닝 재킷은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장인 정신을 담고 있었다. 재킷 전면에 들어간 톤온톤의 사시코(Sashiko) 수공예 스티치는 랄프 로렌의 개인 넥타이 아카이브에 있던 아르데코 모티브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일본의 ‘사시코 걸스(Sashiko Gals)’가 재해석한 작품이다. 레이제이는 “은퇴한 여성 장인들입니다.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죠”라고 설명했다. 원단은 일본에서 제작했고, 최종 봉제 작업은 이탈리아에서 완료했다. 화이트 워싱 리넨 보일러 수트에는 ‘Ralph Lauren Como Speed Club’의 문장이 자수로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1920년대 물 위를 질주하던 리바 레이싱(Riva Racing)의 무모한 도전자들과 그들의 멋진 복장을 연구한 디자인 팀이 만들어낸 가상의 클럽이다. 선글라스와 시계는 하우스의 정신적 고향과 훨씬 가까운 웨스턴 스타일의 가죽공예 디테일을 담아냈다.

폴로 랄프 로렌의 무대는 다양한 레퍼런스와 장르가 유쾌하게 뒤섞인 반란이었다. 개구리 무늬 카무 팬츠, 필드 파카, 낚시 셔츠부터 보터 햇, 로잉 블레이저, 벵골 스트라이프 럭비 저지까지, 스타일을 아는 신사적인 운동선수를 위한 모든 종목이 런웨이에 등장했다. 마드라스 체크는 전통적인 컬러 조합은 물론, 한층 생기 넘치는 조합으로 그립 백과 클라이밍 재킷, 시선을 사로잡는 낚시 재킷에 멋지게 활용되었다. 실루엣 측면에서는 지난가을 시즌 선보인 통 넓은 ‘헤이워드(Hayworth)’ 팬츠의 흐름을 이어갔다. 레이제이는 “하의의 볼륨감이 훨씬 커진 것에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벵골, 깅엄, 태터솔을 비롯한 셔츠 원단은 아름다운 패치워크 럭비 톱으로 다시 작업하거나, 네커치프와 탈착 가능한 전통적인 칼라를 더한 레트로 셔츠 형태로 리믹스했다. 패치워크 럭비 스웨터에는 크로스본 모티브와 클럽 그래픽이 들어갔고, 에스파드리유는 넥타이를 이어 붙인 갑피로 만들었으며, 오페라 펌프스는 헤링본 울 소재로 재단했다. 스카프에는 남성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웨터 외에는 잘 등장하지 않던 크리켓 경기 장면을 그렸고, 크라바트는 매듭지어 넥타이처럼 연출했다. 그야말로 ‘뉴 스쿨로 재해석한 올드 스쿨(New School Old School)’이었다. V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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