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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색 조합’ 상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vogue · 2026년 7월 7일

2026년, ‘색 조합’ 상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베이비 블루에 레드, 민트 그린에 버터 옐로. 한때 ‘잘못된 것’으로 여기던 색 조합이 이제 가장 세련된 스타일링 공식이 되고 있습니다.

섬네일 디자인 Loreto Morales

옷 잘 입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옷을 많이 사는 데 있지 않습니다. 익숙한 색을 조금 다르게 조합하는 데 있죠. 2026년 컬렉션을 보면 이런 흐름이 더 선명합니다. 예상 밖의 컬러 조합이 런웨이를 장악했고, 그 배경으로 1930년대 출간한 일본 화가 와다 산조(Wada Sanzo)의 색채 이론이 다시 주목받고 있죠.

최근 샤넬 꾸뛰르 컬렉션에서 마티유 블라지가 베이비 블루를 바탕으로 붉은 버섯 자수를 더한 룩을 선보였습니다. 한편 슈퍼볼 무대에 오른 레이디 가가는 루아르의 베이비 블루 드레스에 푸에르토리코를 상징하는 붉은 꽃을 매치했죠. 의상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떠나, 베이비 블루와 레드 조합은 인터넷에서 수없이 회자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런웨이뿐 아니라 스트리트 스타일에서도 이슈가 됐습니다.

Chanel 2026 S/S Couture. Launchmetrics Spotlight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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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봄/여름 시즌에는 예상 밖의 색 조합이 곳곳에서 등장했습니다. 디올은 민트 그린에 버터 옐로를 더했고, 미우미우는 만다린 오렌지와 버건디를 조합했죠.

Dior 2026 S/S RTW

Miu Miu 2026 S/S RTW

이런 낯선 색 조합이 왜 매력적으로 느껴질까요? 컬러 심리학 전문가 케이트 스미스(Kate Smith)는 그 이유를 생물학적 본능에서 찾습니다. “예상 밖의 색 조합은 그저 혼란스럽다기보다 자극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대비에 끌리고, 그 대비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만들어가기 때문이죠. 어느 한 색이 다른 색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더 돋보이게 만듭니다.”

페라가모가 2026 봄/여름 시즌 선보인 라임 그린과 초콜릿 브라운 역시 같은 원리입니다. 익숙한 규칙을 깨는 순간 적절한 긴장감이 생기고, 그 긴장감이 시선을 오래 붙잡아둔다는 것이죠.

Ferragamo 2026 S/S RTW

Ferragamo 2026 S/S RTW

임상심리학자이자 이미지 코칭 전문가 도밍고 델가도(Domingo Delgado)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 색은 에너지를 불어넣고 다른 색은 안정감을 주면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듯한 효과를 만듭니다. 이런 조합은 창의성과 사고의 유연성을 자극하고, 고정된 이미지를 깨며, 타인에게는 혁신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죠.”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이런 컬러 조합이 사랑받습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세련됨은 잃고 싶지 않은 욕구를 충족하거든요.

가장 과감한 방법은 컬러 블로킹입니다. 베르사체의 다리오 비탈레가 다시 꺼내 들었던 이 방식은 서로 다른 원색이나 강렬한 색을 명확하게 대비시키죠. 케이트 스미스는 “컬러 블로킹은 모더니즘 시대에 시작됐으며 미술사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그는 이브 생 로랑이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에게 헌정한 드레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습니다. “애매함을 남기지 않는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것이죠.

Versace 2026 S/S RTW

Versace 2026 S/S RTW

도밍고 델가도는 컬러 블록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리더십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색은 옷을 보조하는 요소가 아니라 존재감을 상징하는 언어가 됩니다. 허락을 구하지 않고 시선을 차지하겠다는 선언과도 같죠.” 팬톤 컬러 연구소 대표이자 컬러 전문가 리트리스 아이즈먼(Leatrice Eiseman)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합니다. “돋보이는 색 조합을 선택하는 것은 착용하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반대로 기본 색상의 조합은 안정감을 줍니다. 아이즈먼은 이런 팔레트가 눈에 띄기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잘 어울린다고 말합니다. 소심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이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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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unchmetrics Spot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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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는 ‘조용한 럭셔리’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베이지 같은 뉴트럴 컬러에 버건디처럼 깊은 색을 더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보테가 베네타가 보여준 스타일링이 그렇죠. 델가도는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 관심에 의존하지 않고도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라고 해석합니다.

로에베 2026 봄/여름 컬렉션 역시 여기에 속합니다. 다만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듀오는 여기에 예술적인 감각을 더했습니다. 케이트 스미스는 “블랙과 강렬한 레드에 예상치 못한 옅은 노란색을 더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자신감 있게 선택한 색 조합처럼 보이면서도, 전혀 과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Loewe 2026 S/S RTW

흥미로운 점은 2026년 가장 주목받는 컬러 조합의 출발점이 1930년대 출간된 책 <컬러 조합 사전(A Dictionary of Color Combinations)>이라는 사실입니다. 일본 화가 와다 산조가 제안한 색 조합은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다시 주목받으며 전 세계 디자이너와 크리에이터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도밍고 델가도는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아질수록 과거의 기준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은 자연스럽습니다. 색채의 가장 본질적인 원리로 돌아가 균형을 찾고자 하는 집단적인 흐름이 나타난 것이죠”라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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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모두가 같은 색 조합을 참고하면 개성은 오히려 빛이 바래는 걸까요? 케이트 스미스는 정반대라고 말합니다. “와다 산조의 책은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수백 가지 조합을 보여줍니다. 컬러를 표현하는 어휘가 훨씬 넓어지는 셈이죠. 다만 이 책을 엄격한 규칙이 아니라 영감의 원천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리트리스 아이즈먼 역시 같은 의견입니다. “이 책은 색이 가진 가능성을 새롭게 바라보게 합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옷으로 새로운 조합을 시도할 수 있고, 앞으로의 쇼핑에도 훌륭한 영감을 줄 겁니다.”

배색 사전: 다이쇼·쇼와 시대의 색채 노트와다 산조

(2010, 세이겐샤) 일본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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