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프화이트, 버질 아블로가 만들고, 오늘 후임자가 떠난 브랜드
DEALY · 2026년 9월 7일

오프화이트, 버질 아블로가 만들고, 오늘 후임자가 떠난 브랜드

따옴표 하나로 럭셔리를 흔든 브랜드입니다 ❝❞

회색 지대에 이름을 붙였다
사진 오프화이트 '10×10' 캠페인

시카고 출신 버질 아블로는 원래 토목공학을 하고 건축 석사를 마친 사람이었습니다. 패션 학교를 나오지 않았어요. 카녜이 웨스트 쪽에서 크리에이티브 일을 하다가 2013년 밀라노에서 자기 브랜드를 시작합니다. 이름이 '오프화이트' — 흰색도 검정도 아닌 그 사이 색이에요. 스트리트와 럭셔리 중 하나를 고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따옴표를 붙이니 물건이 개념이 됐다
사진 버질 아블로 아카이브 × 프라그먼트

방식은 단순했어요. 신발끈에 "SHOELACES", 옷에 "WHITE"라고 따옴표를 씌워 적었습니다. 산업용 지프타이를 그대로 달았고, 대각선 줄무늬를 사방에 넣었어요. 물건에 이름표를 붙이니까 물건이 물건이 아니라 인용문이 됐습니다. 그가 자주 말한 규칙이 있어요. 원본을 3%만 바꾸면 새 디자인이 된다. 무에서 만들어내는 대신 이미 있는 것을 다시 가리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나이키 10켤레를 뜯어 다시 꿰맸다
사진 '버질 아블로: 더 코드' 그랑팔레 전시

2017년엔 나이키 아카이브 10족을 해체해서 다시 조립합니다. 박음질을 밖으로 드러내고, 손글씨를 얹고, 지프타이를 달았어요. 완성품이 아니라 작업 중인 물건처럼 보이게 만든 겁니다. 이후 스니커 협업은 한 켤레가 아니라 '컬렉션'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리셀 시장의 판도 여기서 한 번 갈립니다.

루이비통을 맡고 4년 뒤 세상을 떠났다
사진 버질 아블로

2018년엔 루이비통 남성복 아티스틱 디렉터가 됩니다. 이 자리에 앉은 첫 흑인 디자이너였어요. 2021년 7월엔 LVMH가 오프화이트 지분 60%를 사들입니다. 그리고 넉 달 뒤인 2021년 11월 28일, 심장 혈관육종으로 41세에 세상을 떠납니다. 2년 넘게 투병 사실을 거의 알리지 않고 일했어요.

그리고 지금, 후임자도 떠났다
사진 이브 카마라, 오프화이트 뉴욕 쇼

2022년 봄, 버질과 가까이 일하던 이브 카마라가 그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브루클린에서 오프화이트의 첫 뉴욕 쇼를 열었고, 가격을 낮춘 L/AB 라인도 만들었어요. 그리고 지난주, 상호 합의로 떠난다고 발표했습니다. 후임은 아직 없습니다.

창업자를 잃은 브랜드가 두 번째로 빈자리를 마주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