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버켄스탁 250년
DEALY · 2026년 9월 8일

버켄스탁 250년

250년 된 신발 회사 이야기입니다 🦶

1774년, 교회 장부에 이름이 남았다
사진 버켄스탁 멜버른 플래그십

독일 랑겐베르크하임의 교회 기록에 요한 아담 비르켄슈톡이라는 사람이 '구두장이'로 올라 있습니다. 1774년이에요. 이 회사가 창립 연도로 삼는 게 이 한 줄입니다. 미국이 독립하기도 전에 시작한 신발 집안이고, 지금도 매장 로고에 'TRADITION SINCE 1774'가 박혀 있어요.

발을 신발에 맞추는 걸 거꾸로 뒤집었다
사진 버켄스탁 솔라나

6대손 콘라트 비르켄슈톡이 1896년 프랑크푸르트에 매장을 열고, 발 모양을 그대로 받아내는 유연한 인솔을 만듭니다. 1902년엔 기성화 안에 넣는 아치 서포트를 내놓고 독일 전역에 팔아요. 패션이 아니라 의료 기구에 가까웠습니다. 발이 신발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신발이 발에 맞춰야 한다는 게 이 회사의 출발점이에요. 코르크와 라텍스를 눌러 만든 지금의 풋베드가 그 연장선입니다.

샌들 한 켤레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사진 키스 × 버켄스탁 취리히

1963년, 카를 비르켄슈톡이 마드리드를 냅니다. 깊고 유연한 풋베드를 얹은 첫 샌들이었어요. 1966년엔 미국에 살던 독일 출신 재봉사 마고 프레이저가 고향의 온천에서 발이 아파 이 샌들을 신어봅니다. 너무 편해서 아예 미국으로 들여왔어요. 한 사람이 신어보고 감탄한 게 이 브랜드의 미국 진출이었습니다.

못생긴 신발 소리를 오래 들었다
사진 빔즈 × 버켄스탁 보스턴

1973년엔 카를의 스케치북에서 아리조나가 나옵니다. 두 줄짜리 버클 샌들, 지금도 제일 많이 팔리는 그 모델이에요. 그런데 편하다는 것 말고 내세울 게 없어서 오래 놀림을 받았습니다. 히피 신발, 아빠 신발, 못생긴 신발. 유행을 한 번도 좇지 않은 게 그 시절엔 약점이었어요.

그 신발이 뉴욕 증시에 올랐다
사진 빔즈 보이 × 버켄스탁 보스턴 패치워크

2021년, LVMH 아르노 가문 쪽 사모펀드 L 카테르통이 약 40억 유로에 버켄스탁을 인수합니다. 2023년 10월엔 뉴욕증권거래소에 BIRK로 상장했어요. 같은 해 영화 '바비'에 분홍색 아리조나가 나오면서 검색량이 두 배 넘게 뛰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에트로가 보스턴과 기제 밑창에 페이즐리를 새겨 내놨어요.

250년 동안 안 바꾼 건 딱 하나입니다. 발 모양대로 눌러 만든 그 코르크 바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