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버니, 배드 버니, 옷으로 싸워온 10년
마초의 나라에서 치마를 입고 나온 래퍼 이야기입니다 🐰

1994년 푸에르토리코 베가 바하에서 태어난 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 슈퍼마켓에서 손님 물건을 봉투에 담는 일을 하면서 사운드클라우드에 노래를 올렸습니다. 예명은 어릴 때 토끼 옷을 입고 억지로 찍힌 사진에서 왔어요. 화난 표정의 토끼, 배드 버니. 라틴 트랩으로 시작해 지금은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가장 큰 가수가 됐습니다.

2020년 2월 지미 팰런 쇼. 검은 치마를 입고 나와 티셔츠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그들이 죽인 건 알렉사다, 치마 입은 남자가 아니라." 며칠 전 푸에르토리코에서 살해된 트랜스 여성 알렉사 네그론 루시아노를 위해서였어요. 한 달 뒤엔 'Yo Perreo Sola' 뮤직비디오를 빨간 라텍스와 가발, 보형물까지 갖춘 드래그로 찍었습니다. 네일은 여자친구 가브리엘라가 어느 날 노랗게 칠해준 게 시작이었어요. 여성을 대상으로 삼던 장르에서, 치마와 네일과 여장으로 그 문법을 뒤집었습니다.

2021년부터 아디다스와 함께합니다. 포럼, 리스폰스 CL, 가젤까지 자기 이름 '베니토'를 박은 신발이 계속 나와요. 2023년엔 구찌 캠페인, 2025년엔 캘빈 클라인 앰배서더. 2025년 멧 갈라엔 초콜릿 브라운 프라다 수트에 푸에르토리코 농부 모자 '파바'를 재해석한 헤드피스를 썼습니다. 흰 부츠, 가죽 장갑, 레트로 핸드백. 고향을 들고 뉴욕 계단을 올라간 거예요.

2026년 멧 갈라엔 자라가 맞춤으로 만든 수트를 입고 갔습니다. 대기실 의자에 새 로고가 슬쩍 찍혀 있었는데, 그게 예고였어요. 그해 5월, 자라와 함께 자기 본명을 건 브랜드 '베니토 안토니오'를 냅니다. 후디와 캡부터 테일러드 수트까지. 첫 매장은 산후안의 쇼핑몰이었고, 본인이 손님인 척 나타나 자기 옷을 사 갔어요.

2026년 2월, 앨범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가 그래미 올해의 앨범을 받습니다. 스페인어 앨범으로는 처음이에요. 같은 달 슈퍼볼 LX 하프타임에 섰습니다. 레이디 가가와 리키 마틴이 나왔고, 13분 내내 푸에르토리코였어요.
그리고 이번 주, 그 무대가 에미 7관왕을 했습니다. 슈퍼볼 공연 사상 최다이고, 스페인어 프로그램이 라이브 버라이어티 스페셜상을 받은 건 처음이에요.
봉투 담던 사람이 미국 방송의 가장 큰 상을 자기 언어로 받았습니다.